[자막뉴스]
진보 성향 강한 40대…정권심판 대신 '투표 포기'
조국 사태·성 추문 등 잇따른 악재에 등 돌려
"현 정부에 대한 실망…투표율 변화로 이어진 것"
청소년기, 기성세대에 반기를 든 서태지의 음악을 들으며 10대 학창 시절을 보낸 7080 중반 세대.
20대 초중반이던 지난 2002년엔 노란 물결로 뒤덮인 참여 정부의 탄생을 지켜봤고,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촛불 집회를 이끌며 대표적인 진보 세대로 거듭났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40대 유권자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뚜렷한 민주당 지지세를 보여주며 이른바 '진보 세대'임을 또 한 번 확인시켜줬습니다.
하지만 투표율은 지난 19대 대선보다 4.5%p 떨어진 70.4%로 투표장에 가지 않은 이들이 더 늘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직접 들어봤습니다.
40대가 된 'X세대'도 이제는 희끗희끗해진 머리에 가장이라는 무거운 이름표를 단 어엿한 중년 세대가 됐습니다.
양육에 대한 부담과 함께 부모님도 모셔야 하는 빠듯한 상황에서 지난 5년간 천정부지로 올라선 부동산 가격은 버거운 짐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복희 / 서울 창동(40대 후반) : 저희 세대는 위로는 부모님을 모시고 있고, 밑으로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세대이잖아요. 가정이라고 하는 테두리를 생각하다 보니깐 집 문제라고 하는 건 정말 쉽게 놓칠 수 없는 부분이고….]
[황상준 / 서울 상계동(40대 초반) : 부동산 가격 자체가 너무 높기도 하고 청약에 당첨돼도 문제가 있어서 당장 살아가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죠.]
'정권 유지'에 표를 던지지 않더라도 진보 성향이 강한 세대 특성상 '정권심판'도 쉽지 않다 보니 아예 투표 포기로 이어졌을 거란 분석입니다.
[장승진 /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40대는 민주화 운동의 경험으로부터 자유로우면서도 노무현 (정부)에 대한 경험 때문에 문재인 정권에 대해선 굉장히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그러다 보니깐 오히려 배신감도 더 크게 느꼈던….]
경제 발전 이데올로기보다는 도덕적 가치를 중요시해온 세대인 만큼 조국 사태와 성 추문 사건 등 줄줄이 터진 악재에 대해 실망감도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정미 / 대전시 하기동(40대 후반) : 제가 약간 진보 성향이었는데 진보는 어떻게 보면 도덕성을 드러내고 활동하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좀 실망을 했다.]
[박순혁 / 서울 암사동(40대 중반) : MZ 세대들이 저희 밑으로 들어오면서 유입돼서 어떻게 활동하는지도 봤어요. 그동안 대통령을 5번 정도 뽑았는데 변화가 별로 없구나, 이런 염증이 있었고….]
결국, 40대 투표율의 변화는 현 정부와 586으로 대표되는 민주화 세대에 대한 좌절과 실망감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입니다.
[김형준 /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공정, 정의, 기회균등 이런 걸 굉장히 기대했는데 훨씬 더 많이 반대로 갔잖아요. 여기에 대한 분노, 저항, 좌절이 40대의 표심 변화를 가져왔다고 봐야죠.]
역대급 비호감 선거에 선택이 아닌 포기를 결정한 40대 표심.
선거의 승자와 패자 모두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가 확산하지 않도록 더 적극적인 소통과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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