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7일 재정 정책부터 부동산, 원자력발전, 여성가족부 폐지 등 분야별로 문재인 정부 정책을 수정해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 담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27일 인수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수위는 지난 22일부터 진행한 6개 분과의 부처별 업무보고와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국정과제를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국정과제는 5월 초 발표하는 것이 목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인수위 워크숍에서 국정과제 선정과 관련해 "현 정부에서 잘못한 것에 대해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잘 판단하고, 현 정부가 한 일 중에서도 저희가 계속 인수해 계승해야 할 것들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잘 선별해서 다음 정부까지 끌고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 중 수정할 것과 유지할 것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업무보고에서 윤 당선인의 50조원 규모 소상공인 지원 추경안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지출 구조조정을 언급했다.
지출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한국판 뉴딜, 지역화폐, 직접 일자리, 소비쿠폰 등 그간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역점사업 예산을 '칼질' 대상으로 올릴 전망이다.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 재산세·종합부동산세의 장기적 통합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적용 2년 한시 배제 등 윤 당선인의 공약 이행 방안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정부 주도의 경제 정책을 민간 주도로 바꿔 역동적 혁신성장을 이루고, 중장기적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완화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조정하는 등 대출 관련 정책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온라인 플랫폼 규제 방식을 자율규제로 선회해 추진하고 동일인(총수) 특수관계인 범위를 넓히는 변화도 준비하기로 했다.
부동산, 원전·에너지 정책도 현 정부와 정반대 기조로 '대수술'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의 경우 윤 당선인이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현장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주택 공급 확대, 다주택자 규제 완화, 신규 택지 확대 등을 언급하며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이드라인'을 직접 제시했다.
이에 따라 우선 법 개정 없이 국토부가 시행령 등만 개정하면 가능한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이 50%로 상향된 현재의 규제를 이전 수준(20%)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용적률 500% 상향 공약은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은 만큼 수치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재건축 관련 규제 정상화 과정에서 단기시장 불안이 나타나지 않도록 면밀한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이 공약한 '주택 250만호 공급' 로드맵이 발표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이 부동산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며 드라이브를 건 만큼, 국토부는 이에 맞춰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는 원전 정책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인수위는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탈원전 폐기'에 나섰다.
특히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 가동률 상향을 즉시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요구했다.
산업부는 "원전 정책을 재정립하겠다"고 보고했다.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재탄생할 것을 주문받은 원안위 역시 조직과 인력 구성 등 재편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한 '여성가족부 폐지'는 사실상 확정됐다.
윤 당선인은 선거 승리 이후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 "공약인데 그럼. 내가 선거 때 국민에게 거짓말한다는 이야기인가" 등의 발언으로 공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인수위는 여가부 업무를 쪼개서 여러 부처로 나누는 방안, 여가부를 대체할 다른 정부 조직을 만드는 방안 등을 검토한 뒤 윤 당선인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중대재해처벌법은 하위법령 개정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인수위에 "지침·해석·매뉴얼 등을 통해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해소하면서 필요하면 하위법령 개정·보완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지난 21일 윤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이 법의 불합리한 점을 지적하며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되, 국민 공감대 형성에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항체 양성률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연령대별, 지역별 방역 정책을 세울 방침이다. 또 해외 코로나 치료제 제약사에 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내고 국내에서 복제약을 만드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부의 존치 여부에 대해서도 여러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의 폐지 또는 과학기술부와의 통폐합론이 거론되는 것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가 대학 등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후보 시절 대선 공약에 '교육부 폐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 위원장이 과학기술부총리직 신설을 제안하는 등 새 정부의 무게중심이 교육보다는 과학기술쪽에 쏠려 있는데다, 이번 인수위에 이명박 전 정부 시절 인사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이명박 정부 때처럼 교육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하는 형태로 교육부 개편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의 해체나 통폐합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주로 교육부가 고등교육 측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과학기술 발전,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교육부가 재정지원과 감사권을 가지고 등록금에서부터 학생 선발까지 전반적인 대학 운영 사항을 규제하는 현재의 제도적 틀 안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를 통한 일반재정지원이 대학의 자율성을 없애고 반대로 획일적인 기준을 강요한다"는 불만도 반영돼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정책총서를 통해 "대학이 구조조정 및 개혁의 키를 쥐게 하고 생존에 대한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며 "고등교육 정책 거버넌스의 진화를 위해 교육부의 발전적 해체를 제안한다"고 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었던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K-정책 플랫폼'은 지난 11일 제시한 정부 개혁 방안에서 "대학을 교육부 산하에서 떼어 총리실로 편재하고 산업경제정책, 과학기술정책을 융합한 과학기술혁신전략부(가칭)가 대학 혁신을 포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학들의 자율성을 억제하고 정부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고등교육재정지원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교육부와 과기정통부에 분산됐던 대학의 연구 및 산학협력 기능을 통합하고 과기정통부가 대학의 연구·혁신·평생교육에 관해 통합적으로 지원하도록 부처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태영기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 중 수정할 것과 유지할 것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업무보고에서 윤 당선인의 50조원 규모 소상공인 지원 추경안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지출 구조조정을 언급했다.
지출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한국판 뉴딜, 지역화폐, 직접 일자리, 소비쿠폰 등 그간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역점사업 예산을 '칼질' 대상으로 올릴 전망이다.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 재산세·종합부동산세의 장기적 통합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 적용 2년 한시 배제 등 윤 당선인의 공약 이행 방안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정부 주도의 경제 정책을 민간 주도로 바꿔 역동적 혁신성장을 이루고, 중장기적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완화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조정하는 등 대출 관련 정책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온라인 플랫폼 규제 방식을 자율규제로 선회해 추진하고 동일인(총수) 특수관계인 범위를 넓히는 변화도 준비하기로 했다.
부동산, 원전·에너지 정책도 현 정부와 정반대 기조로 '대수술'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의 경우 윤 당선인이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현장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주택 공급 확대, 다주택자 규제 완화, 신규 택지 확대 등을 언급하며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이드라인'을 직접 제시했다.
이에 따라 우선 법 개정 없이 국토부가 시행령 등만 개정하면 가능한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이 50%로 상향된 현재의 규제를 이전 수준(20%)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용적률 500% 상향 공약은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은 만큼 수치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재건축 관련 규제 정상화 과정에서 단기시장 불안이 나타나지 않도록 면밀한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이 공약한 '주택 250만호 공급' 로드맵이 발표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이 부동산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며 드라이브를 건 만큼, 국토부는 이에 맞춰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는 원전 정책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인수위는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탈원전 폐기'에 나섰다.
특히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 가동률 상향을 즉시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요구했다.
산업부는 "원전 정책을 재정립하겠다"고 보고했다.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재탄생할 것을 주문받은 원안위 역시 조직과 인력 구성 등 재편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한 '여성가족부 폐지'는 사실상 확정됐다.
윤 당선인은 선거 승리 이후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 "공약인데 그럼. 내가 선거 때 국민에게 거짓말한다는 이야기인가" 등의 발언으로 공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인수위는 여가부 업무를 쪼개서 여러 부처로 나누는 방안, 여가부를 대체할 다른 정부 조직을 만드는 방안 등을 검토한 뒤 윤 당선인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중대재해처벌법은 하위법령 개정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인수위에 "지침·해석·매뉴얼 등을 통해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해소하면서 필요하면 하위법령 개정·보완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지난 21일 윤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이 법의 불합리한 점을 지적하며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되, 국민 공감대 형성에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항체 양성률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연령대별, 지역별 방역 정책을 세울 방침이다. 또 해외 코로나 치료제 제약사에 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내고 국내에서 복제약을 만드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부의 존치 여부에 대해서도 여러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의 폐지 또는 과학기술부와의 통폐합론이 거론되는 것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가 대학 등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후보 시절 대선 공약에 '교육부 폐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 위원장이 과학기술부총리직 신설을 제안하는 등 새 정부의 무게중심이 교육보다는 과학기술쪽에 쏠려 있는데다, 이번 인수위에 이명박 전 정부 시절 인사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이명박 정부 때처럼 교육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하는 형태로 교육부 개편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부의 해체나 통폐합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주로 교육부가 고등교육 측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과학기술 발전,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교육부가 재정지원과 감사권을 가지고 등록금에서부터 학생 선발까지 전반적인 대학 운영 사항을 규제하는 현재의 제도적 틀 안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를 통한 일반재정지원이 대학의 자율성을 없애고 반대로 획일적인 기준을 강요한다"는 불만도 반영돼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정책총서를 통해 "대학이 구조조정 및 개혁의 키를 쥐게 하고 생존에 대한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며 "고등교육 정책 거버넌스의 진화를 위해 교육부의 발전적 해체를 제안한다"고 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었던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K-정책 플랫폼'은 지난 11일 제시한 정부 개혁 방안에서 "대학을 교육부 산하에서 떼어 총리실로 편재하고 산업경제정책, 과학기술정책을 융합한 과학기술혁신전략부(가칭)가 대학 혁신을 포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학들의 자율성을 억제하고 정부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고등교육재정지원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교육부와 과기정통부에 분산됐던 대학의 연구 및 산학협력 기능을 통합하고 과기정통부가 대학의 연구·혁신·평생교육에 관해 통합적으로 지원하도록 부처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태영기자